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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는 종종 정책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왜?

경제

by Newsinsider 2022. 2. 2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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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사태라고도 일컫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말, 당시 시장금리는 마치 청개구리 새끼와 같았다. 유동성 위기와 경기불황을 타파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금리를 그렇게 인하했음에도 시장금리를 내려갈 생각은 커녕 오히려 올라갔다. 모름지기 시장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사람들은 이자 부담 금액이 커져 괴로울 수밖에 없다. 특히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운대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65~70%에 이르는 한국의 경우, 시장금리가 오르게 되면 대출 받은 사람들이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이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더욱 악화한다. 이는 결국 내수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시장금리가 오를수록 정부는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래 기사에서 보듯이 리먼 사태 당시 청개구리 새끼 같은 시장금리는 반대로 움직여 우리들의 속을 무던히도 썩였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8일부터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해 한 달 반 동안 1.25%포인트를 떨어뜨렸으나 시장금리는 여전히 상승세를 거듭했다.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2008년 9월 중순 이후 급등하기 시작해 이미 8% 후반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18일에는 전날보다 0.14%포인트 오른 8.84%에 마감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일경제신문>, 2008. 11. 19.

 

엄마(정책금리)가 아래로 내려가면 따라 내려가야 하거늘 정말 엄마 말 어지간히 안 듣는 청개구리 자식(시장금리)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부모에게 반항하는 자식은 따지고 보면 모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정부가 기를 쓰고 정책금리를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왜 시장금리는 오히려 상승했을까? 일단, 금리의 구성요소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금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1)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현재 소비를 포기하는 대가를 요구하게 마련이다. 설령 그 돈을 빌리는 사람이 돈을 떼어먹을 위험(상환불이행 위험)이 없더라도 일정한 대가를 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내가 배고픈 것을 참고 남에게 빵 사 먹을 돈을 빌려주는 것이니까 말이다. 이는 '무위험수익률'이다.
2) 사람들은 누구나 위험을 부담할 경우 그 크기만큼의 대가를 추가로 요구한다. 즉 상환불이행의 위험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는 '위험프리미엄' 이다.

 

금리(기대수익률) = 무위험수익률 + 위험프리미엄

 

자, 그럼 이를 토대로 2008년 10월 이후의 시장금리가 청개구리 새끼가 되었던 이유를 설명하겠다. 정부가 금리를 낮추기 위해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하는 '정책금리'뿐이다. 물론 정책금리가 금리의 부모나 대장뻘이 되기 때문에 이것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시장금리인 회사채금리, CD금리, 그리고 예금과 대출금리가 따라 움직이는 건 정상적이다. 하지만 엄격히 말해 정책금리에 해당하는 것은 금리의 구성요소 중 '무위험수익률'에 국한된다. 다시 말해 정부는 '무위험수익률'을 얼마든지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또 하나의 구성요소인 '위험프리미엄'이 오히려 더 큰 폭으로 오른다면 다른 시장금리는 청개구리처럼 정책금리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물론 시장이 정상적이고 안정적일 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2008년 가을과 같이 균형이 심각하게 깨어질 때는 사정이 다르다. 당시를 한번 생각해 보자.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지 않았던가! 리먼 브라더스가 누구더냐? 바로 한국으로 치자면 NH투자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같은 회사다. 이처럼 큰 회사가 망하자 전 세계는 도미노 파산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건설사 부도설에 중소기업의 엄청난 환차손으로 혼란 그 자체였다. 비록 정부가 정책금리를 1.25%포인트 떨어뜨렸지만, 당시 금융시장에서의 위험프리미엄은 오히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니 시장금리는 정책금리 방향과는 반대로 올라갔다. 마치 엄마 말을 안 들었던 청개구리처럼 말이다.

 

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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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경기불황으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의 신용이 점점 더 악화할수록, 시중에 자금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딸려 유동성 위기가 높아질수록, 정부가 정책금리를 내려도 좀처럼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단순히 '금리(기대수익률)=무위험수익률'이라면 정부의 마음대로 되겠지만 말이다. 모름지기 자식이나 금융시장이나 부모(정부)의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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