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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밸류체인(공급사슬, GVC)이 성장한 배경

경제

by Newsinsider 2022. 5. 23.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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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밸류체인(공급사슬, GVC)는 1990년대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 교역 규모를 확대하고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다. (1) GVC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에는 1995년 WTO가 출범한 이래 관세 인하, 비관세장벽 완화, 투자 자유화 등 자유무역을 촉진할 수 있는 조치들이 전 세계적으로 시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무역협정 (RTA)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지역 내 국가간 체결된 무역협정도 늘어났다. 이러한 변화는 국경을 초월한 분업과 특화를 가능케 했으며 글로벌 기업이 각각의 생산 과정을 가장 효율적인 지역에 배치하며 GVC를 발전시켰다.

 

1970년 이후 세계 RTA 누적 체결 건수
1970년 이후 세계 RTA 누적 체결 건수

 

특히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하면서 중국 내 개혁과 개방을 이끌었고 시장경제 기반의 경제활동이 본격화됐다. 그 이후 중국은 고속성장을 이루며 세계 신흥 시장으로서 전 세계의 공장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세계경제의 통합이 가속화 되었다. 이처럼 WTO 출범 등 자유무역주의의 확산이 세계경제 통합을 가능케 하면서 GVC도 확산되어 갔다.

 

세계 무역 규모
세계 무역 규모

 

(2) 또 다른 배경에는 냉전 종식 이후 촉발된 안보 이슈의 해결이다. 1990년대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되면서 소련을 구성하고 있던 공화국이 모두 독립국가로 전환했다. 또한 공산권 국가의 집단안보체제인 바르샤바조약기구도 해체 수순을 밟기 시작했으며 구소련 동유럽 국가는 나토(NATO)에 가입했다.

 

바르샤바조약기구의 해체로 세계에 미치는 소련의 군사적 영향력은 축소됐다. 반면 나토는 많은 동유럽 국가를 받아들이며 빠른 속도로 동진했다. 그 결과 힘의 추는 자유주의 진영으로 급속도로 기울었으며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이 보여주었던 이념적, 군사적 대립은 해소되어 갔다.

 

냉전 이후 국제정치의 다극화 추세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이 세계 경찰국가로서 세계 교역로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떠앉으며 세계 각국은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상호 국가 간 신뢰가 강화되면서 경제적 논리에 의거한 국제무역이 발전할 수 있었다.

 

(3) 지역간 거래비용 감소 역시 글로벌 밸류체인이 성장한 배경 중 하나이다. 지난 30년 동안 통신 및 운송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지역간 거래비용은 계속 감소했다. ICT 기술 발달로 국가 간 연락 비용 및 운송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1996년 WTO 정보기술 협정(ITA) 체결이 ICT 시장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ITA는 WTO 회원국 들이 IT분야 203개 품목에 대해 관세 철폐를 약속한 자유무역협정으로, IT제품 뿐 만 아니라 경제 전반을 활성화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 등 정보통신 혁명으로 정보비대칭성과 계약 이행에 대한 거래비용을 크게 감소시켰다. 다양한 정보에의 접근, 전자상거래, 애프터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은 원활한 통신 환경에서만 가능하다. 그러한 만큼 정보통신기술은 GVC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의 기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인도의 경우 전략적으로 연구개발 단지와 콜센터 등 정보통신기술과 고급 인력을 기초로 한 서비스 산업을 유치한 바 있다.

 

(4) 국가 간 생산비용 격차도 커지며 다국적 기업의 비용 절감 및 해외시장 개척 유인이 발생했다. 다국적 기업은 공장을 이전하거나 현지에서 아웃소싱하는 형태로 재화를 생산했다. 이러한 변화가 글로벌 분업화를 촉진했다. 다국적 기업의 비용이 줄어든 이유는 글로벌 선진국과 신흥국 간 임금 수준 및 생산원가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 등 신흥국은 상대적으로 노동인구가 풍부하고 인건비가 낮아 선진국 대비 생산비용이 낮았다. 이러한 이유로 신흥국에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 들어서기 좋은 조건이 갖춰졌다.

 

중국과 인도의 제조업 임금 수준
중국과 인도의 제조업 임금 수준

 

(5) GVC를 통해 기업의 부가가치가 제고되는 점은 기업의 GVC 참여 유인을 제공했다. GVC 하에서 국가나 기업이 한 산업 내에서도 특정 활동에 전문화될 경우 효율성이 증대한다. 이렇게 특정 활동에 집중하는 여러 기업이 지속적인 상호작용 을 하며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있는 특성이 기업의 생산성과 소득을 높일 수 있었 다. 최근 들어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로 세계 수요 현황을 공급자 쪽에서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돼 GVC 생산체계의 효율성은 증대됐다. ICT 발전으로 신흥국의 생산공정 관리도 가능해져 글로벌 분업화 유인은 가중됐다.

 

기업은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함으로써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생산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다. 과거 기업의 생산 행태는 수직 계열화를 통한 생산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수요의 변동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다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형태의 생산 구조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생산단계별로 분업화를 실시하면 수주 물량을 더욱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 경제 상황에 대응이 용이해지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낳는다. 결과적으로 국제적 분업 체계와 협력을 통해 신 속하고 다양한 혁신 달성이 가능해져 기업의 이윤은 커졌다.

 

글로벌 GDP 대비 해외직접투자 비중
글로벌 GDP 대비 해외직접투자 비중

 

(6) 마지막으로 서비스업의 발전이 제조업 중심의 글로벌 공급사슬 내 부가가치를 확대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제조 상품의 경쟁력이 강화됐다. 그 배경에는 제조업의 서비스화라는 기존의 제조업 가치사슬에서 탈피한, 서비스와 융합된 제조업의 새로운 성장 모델이 자리잡는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조 상품과 서비스 상품을 결합한 것을 말한다. 제품 생산자 는 서비스와의 융합을 통해 차별화된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고 새로운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산업의 융·복합이 이뤄지고 상품 수출에 서비스 부문이 투입되는 사례가 많아지며 제조업 수출에 중간재로 투입된 서비스 비중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서비스업이 GVC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고 있으며 제조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GVC 스마일커브
글로벌 밸류체인(공급사슬, GVC) 스마일커브

 

스마일커브 모델은 제조업의 제품 생산 가치 사슬에 서비스가 결합되는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기획, 디자인, 부품 제조 등 가치사슬 전반부를 차지하는 산업을 업스트림(upstream) 산업으로, 조립, 물류, 마케팅 등 후반부를 차지하는 산업을 다운스트림(downstream) 산업으로 지칭한다. 스마일커브 모델에 따르면 과거 에는 제조 분야에서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됐지만 이제는 제조 전 단계(연구개발, 제품기획, 디자인 등)와 제조 후 단계(마케팅, 서비스 등)에서 더 큰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즉, 일반적으로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산업의 양 극단으로 갈수록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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